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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EPTIC, 27-1. 노화에 도전하는 과학](2021)

  • skeptic: 회의론자. 의심 많은 사람
    • 사전적으로 저런 의미를 가지고 있는 단어 skeptic은 잡지 이름이기도 하다.
    • 1992년 과학적 회의주의자 마이클 셔머에 의해 발행이 시작되었으며
    • 2015년부터는 한국어판이 발행되고 있다.
    • 원서의 번역본 뿐 아니라 국내 유수 대학 교수 및 정출연 연구원들의 기고문이 실리는데 품질이 매우 우수하다.
    • 1년에 4번 나오는 계간지로 현재 28호까지 출간되었다. 

 

  • 정기구독 시작 (2021.12)
    • 권당 15,000원 (홈페이지 주문시 13,500원). 4권을 받는 1년 정기 구독은 50,000원. 비싼 건 아니다.
    • 막상 받아보니 생각보다 가볍다.
    • 물리적 무게도 그렇고 "대중을 위한 새로운 교양 과학 잡지"를 표방하는 만큼 글도 잘 읽힌다.
    • 뇌를 스트레칭하는 느낌으로 아침에 하나씩 읽고 화두를 곰씹으며 산책하기에 좋다.
    • 누구는 부패로, 누구는 분열로 망한다면 연구자는 자기 우물에 갇혀 말라죽는 경우를 많이 봤다.
      - 현대차는 2021년 12월 말, 38년을 이어온 엔진개발센터를 폐지했다. (기사 링크)
      - 내연기관 외길을 걸어오신 분들이 불필요한 존재로 규정당한 것이고, 살 길은 알아서 찾아야 한다.
      - 당장의 온실이 아늑하더라도 언제 비닐이 벗겨져 찬 바람을 맞을지 모른다. 저 분들은 알았겠나.
    • 자기 분야에 갇히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는 기술을 익히는 것은 수영과 같다. 스포츠 이전에 생존 기술이다.

 

  • 노화에 도전하는 과학
    • 스켑틱 27권은 커버스토리로 노화에 도전하는 과학을 선정했다.
    • 기사 세 꼭지의 저자는 한국생명연구원 노화제어연구단의 김천아, 양용렬, 이광표 박사님들.
    • 유전학과 분자생물학을 전공한 이 분들의 기사 세 개에 달린 레퍼런스를 합하면 75개. 
    • 이 분들의 이력과 현 소속, 그리고 필력으로부터 신뢰가 느껴진다.
    • 한편으로 내가 너무나 생물학과 거리가 멀기에 글의 내용은 놀라움으로 다가왔다.
    • 저자에 대한 소개와 수십개의 레퍼런스가 아니었다면 유사과학으로 치부했을지도 모른다.

 

  • 노화 정복의 신호탄을 쏘다 (김천아 세포노화학자) 
    • 100년 전에 비해 평균 수명이 비약적으로 늘어 이제는 회갑 잔치 대신 부부 동반 여행을 한다.
    • 그러나 이와 별개로 건강수명(평균수명 - 유병 기간)의 증가 속도는 더디기에 노년은 대개 고통스럽다.
    • 반면 노화 문제를 겪지 않는 여러 생물(히드라, 플라나리아)이 있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 동물(북극고래, 갈라파고스 거북, 바닷가재)이 있어 이들의 유전체를 분석하여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 현재 밝혀진 약물과 유전자로 인간과 같은 포유동물인 생쥐의 수명을 30 퍼센트 늘릴 수 있게 되었으며
    • 대사 질환 억제, 노화 세포를 제거하는 자가 포식 활성화, 미토콘드리아 기능 개선 등 여러 성과가 나오고 있다.
    • 이러한 노화 치료제 시장2022년 46조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산업 생태계도 성장하고 있다.
    • 저자는 "노화가 관리 대상이 되는 시대가 머지 않았다"고 예측하고 있다.

 

  • 혈액 속 노화의 비밀을 찾아서 (양용렬 분자생물학자)
    • 진시황의 불로초를 비롯해 권력자들의 젊음을 위한 비이성적인 노력은 너무 흔해서 당연하게까지 느껴진다.
    • 젊은이들의 피를 마셨다느니, 피로 목욕을 했다느니 하는 이야기는 공포영화의 클리셰로도 진부한데,
    • 흥미롭게도 현대 과학은 젊은 피가 실제로 젊음을 가져다 준다는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 스탠퍼드 연구팀에 따르면 혈중 단백질은 연령에 따라 변하기 때문에 피검사만으로 나이를 유추할 수 있다.
    • 같은 나이의 노인들이라도 건강한 이들과 그렇지 않은 이들 사이에서 장내 미생물 대사 산물이 달랐고,
    • 운동의 효과로 근육에서 분비되는 단백질을 다른 이에게 전달하면 운동 효과가 나타난다.
    • 더 재미있는 사실은 늙은 생쥐의 노화 혈액을 희석하는 것만으로도 회춘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 먹는 운동약, 치매 예방 또는 치료제를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다.

 

  • 약만으로도 운동 효과를 볼 수 있을까 (이광표 근육노화학자)
    • 2018년 WHO는 노화를 국제 질병 분류에 포함시키고 질병 코드를 부여했다.
    • 자연 현상이 아니라 질병으로 여기고 치료 대상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 근육의 기능은 뼈마디를 움직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 
    • 운동을 하면 근육에서는 마이오카인이라 불리는 수백 개의 단백질이 분비된다.
    • 마이오카인은 혈액을 타고 뇌, 간, 지방 조직 등 다른 기관으로 이동해 신호를 주고받으며 장기간 협력을 돕는 매개자 역할을 한다. 저자는 이 점에서 근육을 제 2의 뇌라고 부르기를 서슴지 않는다.
    • 근육의 노화를 역전시키면 노화를 억제 또는 역전시킬 수 있고 이는 운동 모방 약물로 가능하다고 한다.
    • 미토콘드리아 활성화, 마이오카인 투여, 장내미생물 활용 등을 통한 연구가 활발하다.

 

  • "걷기는 최고의 명약이다" - 히포크라테스
    • 연달아 소개되는 최근 연구 동향만 보면 마치 기다리면 좋은 약이 나올 것 같다.
    • 하지만 저자들은 마지막에 "약을 기다리기보다는 저항성 운동을!"이라며 운동을 권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 꾸준히 운동하고 식생활을 제어하는 것은 만고 불변의 진리인데 쉽지가 않다.
    • 이 글을 올리고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산책을 하고 와야겠다.
    • 아침에 마시는 탄동천 공기가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