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색(色)
- 빨주노초파남보와 같은 사물의 빛깔을 일컫는 말이자,
- 불교철학에서는 널리 알려진 색즉시공 공즉시색(色卽是空 空卽是色)이라는 말처럼
- 눈에 보이는 색깔 뿐 아니라 모든 물질적 존재를 의미한다.
- 한편 주역에서는 赤黑靑白黃 오색을 오행에 대응시켜 우주의 이치를 설명하고 길흉화복을 점치기도 한다.
- 자연종교*인 불교와 달리 계시종교*인 기독교에서는 교리를 설파하는 데 색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데,
- 흑백으로 선악을 구분하고 적색으로 희생을, 자주색으로 권위를, 금색으로 영광을 표현한다.
※ 자연종교
: 인간의 이성과 경험에 기반을 둔 종교
※ 계시종교
: 인간지능으로 알 수 없는 진리를 신이 알려주었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종교
● 색과 인지
- 이처럼 색을 이용해 자연을 설명하고 교리를 전달하는 것은 인간이 색을 빛깔 이상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 적절하게 선별되고 배치된 색에서는 조화를 느끼고 그렇지 않은 색에서는 위화감을 느끼며,
- 이야기와 자연스럽게 얽힌 색은 전달력을 높여준다.
- 색을 고르고 자리를 잡는 것은 오랜 기간 전문가의 영역이었다.
- 심지어 대중을 랜덤으로 모아놓은 군대에서도 아무나에게 맡기지 않고,
- 차트병이라는 이름으로 감각이 있는 이들을 뽑아 자료 작성을 전담시킨다.
- 보고를 하건 광고를 하건 남에게 보이는 일은 대개 설득의 영역이고,
- 색을 다루는 능력은 인지 능력을 통해 설득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 Microsoft Windows & Office
- 그러나 대략 30년 전부터 모두가 전문가가 되어야만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 개인용 PC와 함께 그래픽 기반의 운영체제와 Office, 특히 파워포인트가 보급되었기 때문이다.
- 중요한 일이 있을 때는 여전히 조직에서 감각이 있고 손재주가 좋은 이들이 동원되지만,
- 윈도우를 기반으로 업무를 수행하게 되면서 보고의 핵심이 글에서 그림으로 옮겨갔다.
- 필요 이상으로 오랜 시간을 자료 작성에 매달리게 하는 부작용도 생겼지만,
- 이 또한 그림이 가지는 힘을 느낀 이들의 합리적인 행동으로 볼 수 있다.
● 어떤 색을 선택할 것인가
- 이 책, <컬러와이즈>에는 "데이터 시각화와 스토리텔링을 완성하는 현명한 색 사용 가이드"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 이제까지 전달력을 높이기 위한 시각화 방법을 담은 책들이 많이 나왔는데,
- 이 책은 그 중에서도 색을 고르는 방법에 집중하고 있다.
- 추천사에도 썼지만 그림으로 말을 걸 때, 색은 언어에 해당한다고 느낀다.
- 명도를 조절해 발랄함과 진중함을 선택할 수 있고,
- 채도를 통해 샤우팅부터 혼잣말에 가까운 중얼거림까지 고를 수 있다.
- 색상은 단어에 해당한다. 특정 색상을 단어에 대응시켜 반복시키면 보는 이가 힘들이지 않고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 이들을 조합함으로써 감정을 고양시키거나 냉정을 유지하게 만들 수 있고, 발표자에 대한 신뢰를 심어줄 수 있다.
- 최악은 아무것도 묻고 따지지 않는 무지개이며
- 더 최악은 강조하겠다고 이 위에 써넣은 문장이다.
- 이공계 발표자료에서 흔히 보이는 이 패턴은 청중의 인내심과 체력을 시험하는, 싸움을 거는 행위다.
● 잘 되게 하기는 어려워도 망치기는 쉽다.
- 우리가 배가 고파 식당을 들어설 때, 포만감을 줄 수 있는 맛있는 식사를 기대한다.
- 그러나 주변이 너무 시끄럽다면, 또는 위생상태가 엉망이라면 아무리 좋은 음식도 먹기 싫어진다.
- 식당의 메인은 음식이지만, 기본은 환경이다.
- 그림과 색을 잘 고르는 일은 우리 일의 메인은 아닐 수 있겠지만,
- 그간의 수고를 한 순간에 망쳐버리기는 매우 쉽다.
- 적어도 고생한 나와 동료들에게 미안하지 않으려면 최소한의 지식과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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