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기는 찾아오기 마련이다.
- 누구에게나 : 개인에게나 국가에게나
- 어떤 형태로든 : 내부에서, 또는 외부에서.
- 위기는 한층 더 강해지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단, 현명하게 극복해 냈을 경우에.
- 이 책의 저자는[총, 균, 쇠]에서 보여준 넓은 시각으로 자신의 조국을 비롯한 일곱 나라들이 과거와 현재에 마주한 위기, 그리고 극복의 사례를 12단계로 정리한 위기의 결과와 관련한 요인에 비추어 서술하고 있다.
위기의 결과와 관련한 요인 | ||
개인의 위기 | 국가의 위기 | |
1 | 위기 인정 : "지금은 위기다" | |
2 | 책임 수용 : "남 탓만 해선 안된다. 내가 뭔가 해야 한다" | |
3 | 울타리 세우기 : "어디까지 바꾸고 어디를 유지할 것인가" | |
4 | 외부의 물질적 지원 | |
5 | 롤모델 : "본보기로 삼을 만한 외부의 사례" | |
6 | 자아 강도 | 국가 정체성 |
7 | 정직한 자기 평가 | |
8 | 과거의 위기 경험 | |
9 | 인내 | 국가의 실패에 대처하는 방법 |
10 | 유연한 성격 |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는 국가의 능력 |
11 | 핵심 가치 : "무엇만큼은 포기할 수 없는가" | |
12 | 개인적/지정학적 제약으로부터의 해방 |
- 그러나 [총, 균, 쇠]에서 지금의 강대국은 운이 큰 역할을 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면, 이 책에서는 역동적인 필체로 여러 나라가 겪었던 고난과 이를 이겨내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고민하고 실행했는지를 서술한다.
- 가까운 일본의 경우 페리제독의 흑선 내항으로부터 이어진 메이지 유신의 과정을 들고 있으며
- 북유럽의 소국인 핀란드의 경우 1930년대부터 냉전시대까지 강대국인 소련(그리고 러시아) 옆에서 생존을 지켜내기 위해 최근까지 이어온 `Finlandization`까지 연민어린 시선을 감추지 않는다.
- 쿠데타와 반대파에 대한 고문, 암살이 이어졌던 칠레와 인도네시아의 가슴아픈 역사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 3부에 해당하는 국가와 세계: 현재진행형인 위기들에서는 명백히 진행중이지만 해결되지 않은 문제를 일본과 미국을 대상으로 짚음으로써 인류 자체가 지금 위기에 처해있음을 인정하고 (위 표의 요인 1) 책임을 함께 수용하자고 (요인 2) 촉구하고 있다.
- 화석에너지 대신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에너지처럼 "덜 나쁜" 에너지를 사용하고
- 물고기 등 자연자원을 남획하여 씨를 말리는 행위를 중단하자고 주장한다.
- 마지막으로, 에필로그에서는 지도자의 역할에 대한 연구를 인용하며 위기의 돌파를 위해 현명한 지도자가 중요함을 힘주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역설하고 있다.
- 이 예시를 위해 사용한 통계가 "지도자가 재임 중 사망한 이후 국가의 변화"이다.
- 책에서 영웅사관을 채택하지는 않고 있지만 위기의 순간에 어떤 지도자를 만나느냐(ex. 비스마르크 vs 히틀러)는 국가의 운명을 충분히 결정할 수 있다고 말한다.
- 코딩과 보고서, 과제발표로 인해 방해를 많이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600 페이지에 달하는 책을 들고 있는 순간만큼은 즐겁게 몰입하여 읽었다.
- 저자의 해박한 지식과 문장력, 적절한 완급 조절과 우수한 번역은 당연한 것이겠지만 이렇게까지 집중된 이유는 내 개인적 삶과 우리 나라의 역사를 투영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 특히 핵심 가치라는 뻔한 문구가 크게 와닿았는데, 전 직장에서 10년 넘게 몸담은 전공을 버리고 매년 새로운 분야에서 주 100시간 가까이 5년간 일하며 생존을 쟁취했음에도 불구하고 "난 무엇을 추구하는가"에 대한 깊은 고민 끝에 회사를 등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 국가적으로는, 이 책에서 언급한 독일, 일본, 칠레가 마주한 위기를 그대로 모아서 정리한 것이 지금의 한국이라는 생각은 이 책의 독자라면 누구나 할 수 있을 것이다.
- 신세대에서 기성세대로 넘어왔다고 밖에 볼 수 없는 나이가 되었기 때문에 이 문제를 일부나마 해결할 책임을 느낀다.
- 다만 결과론적인 저자의 시각은 다소 불편하다.
- 책의 부제 자체가 위기의 순간에서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이기 때문에 위기에서 벗어나면 Good, 위기에 여전히 빠져 있으면 Bad. 라는 전제가 깔려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 하지만 급하게 땜질한 해결은 향후에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고, 저자가 신재생에너지를 권장하며 적용한 논리대로 사회적 비용이 단기적으로 크게 유발되더라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면 장기적으로는 큰 위기를 예방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 저자가 후술했듯 본 저서는 UCLA에서의 강의를 엮은 것이긴 하지만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스토리텔링에서 벗어나기 힘들고, 향후 연산화한 측정('operationalized measure')에 기반한 정량적 연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다 진보된 결론이 나올 것을 기대해 본다.
- 내가 이 책을 읽기 전보다 조금은 지혜로워졌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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