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의 제목인 factfulness는 본문 중에서
사실충실성
이라고 번역되고 있다. - 저자는 이 말을 사실에 근거해서 선입견 없이 세상을 바로 보자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 특히 세상이 우리의 편견처럼 선진국과 후진국으로 단순하게 나눠지지 않음을.
- 많은 나라가 생각보다 살 만 하며, 더 좋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지속적으로 말하고 있으며,
- 많은 매체에서도 "세상은 생각보다 괜찮다"는 카피로 이 책을 소개하고 있다.
- 그러나 나는 "그렇구나. 세상은 나아지고 있구나."로 끝내서는 안 될 더 중요한 메시지가 있다고 믿는다.
- 그 메시지는 "세상에 대한 정보를 업데이트하라", "끊임없이 정보를 받아들이라"이며,
- "극도로 긴장한 순간에서도 날카로운 논리"로 판단해야 한다.
- 저자도 마지막 단락(11장)에서 "사실충실성 실천하기"라는 제목으로 다음과 같이 역설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아이들에게 겸손과 호기심을 가르쳐야 한다.
여기서 겸손이란 본능으로 사실을 올바르게 파악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아는 것이고,
지식의 한계를 솔직히 인정하는 것이다.
호기심이란 새로운 정보를 마다하지 않고 적극 받아들이는 자세를 말한다.
아울러 내 세계관에 맞지 않는 사실을 끌어안고 그것이 내포한 의미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하지만 세계는 계속 변할 것이고, (중략) 그래서 어른의 지식도 계속 업데이트할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 이 메시지를 위해, 저자는 먼저 우리가 세상을 올바르게 인식하지 못하는 이유를 10가지 본능으로 설명한다.
- 간극 본능: 언론은 양 극단을 보여주지만 세상엔 그 중간이 훨씬 더 많다.
- 부정 본능: 나쁜 소식은 좋은 소식보다 우리에게 전달될 확률이 훨씬 높다.
- 직선 본능: 미래는 과거와 현재를 이은 직선상에 있지 않다. 미래로 이어지는 다양한 곡선이 있다.
- 공포 본능: 폭력, 감금, 오염을 두려워하는 본능 탓에 우리는 위험성을 과대평가한다.
- 크기 본능: 큰 숫자를 보면 압도된다.
- 일반화 본능: 흔히 말하는 '일반화의 오류'. 큰 집단의 속성을 하나로 퉁쳐버린다.
- 운명 본능: 많은 것이 변화가 느려 늘 같아보이지만, 사소하고 느린 변화라도 나중엔 큰 변화가 된다.
- 단일 관점 본능: 문제를 여러 각도에서 봐야 정확하게 파악하고 현실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 비난 본능: 문제가 있으면 희생양을 찾으려는 본능 탓에 정작 해결책을 찾지 못한다.
- 다급함 본능: 빨리 결정해야 한다는 생각에 문제를 오히려 망쳐버린다.
- 여기 나열된 본능들은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있는 본능이므로 비난받을 것이 안된다.
- 그러나 현명한 판단을 위해서라면 이를 벗어나는 것이 좋고, 그럴 수 있는 이성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 간극 본능: 평균만 보지 말고 분산도 보라.
- 부정 본능: 으레 나쁜 뉴스가 나오겠거니 하라. 현 수준과 변화의 방향을 구별하라.
- 직선 본능: 직선이라고 단정하지 마라. S자, 낙타혹, 지수함수 같은 많은 곡선이 있다.
- 공포 본능: 위험성을 계산해보라. 실제 위험도와 그것에 노출되는 정도를 곱하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 크기 본능: 숫자를 다른 수와 비교하라. 총량과 비율을 나누어서 판단하라.
- 일반화 본능: 집단'내' 차이점, 집단'간' 유사점, 집단간 '차이점', 다수의 '비율'을 따져봐라.
- 운명 본능: 점진적 개선을 추적하라. 지식을 업데이트하라. 할아버지와 이야기하고 과거와 비교하라.
- 단일 관점 본능: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라. 내 분야를 넘어서까지 전문성을 주장하지 마라.
- 비난 본능: 악당을 찾지 말고 원인을 찾고, 영웅을 찾지 말고 시스템을 찾아라.
- 다급함 본능: 심호흡을 하고, 데이터를 면밀히 살펴라.
- 너무나 친절한 설명에 각 장 하나 하나의 문구에 빠져들 수도 있지만, 저자의 의도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 저자가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내용은 "편견을 만드는 우리 본능을 억제해야 한다"임을 기억하자.
- 또한, 저자가 통계 전문가인 만큼 데이터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하고 있지만, 데이터'만' 바라보면 위험하다는 경고를 함께 던진다.
- 데이터로 표현되지 않는 문제의 여러 면들을 함께 살피는 것을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다.
- 거꾸로 생각해보자. 저자가 가장 우려하는 상황은 뭘까?
- 하나의 예를 든다면, "나때는 말이야"로 시작하며 바뀐 현실에 관계없이 내리는 판단이 아닐까.
- 과거의 기준에 머무른 채 현재를 재단해서 젊은 세대를 비난하며 판단을 강요한다면 (본능 1, 2, 3, 6, 7, 8, 9),
- 여기에 실적이나 기한에 쫓겨서, 또는 자기 권위를 지키기 위해 성급하게 판단한다면 (본능 4, 10) 그런 리더는 조직을 위험에 몰아놓고 있을 확률이 크지 않을까.
- 특히 이런 리더가 보고서만 보고 판단한다면, 실제 돌아가는 것과 아주 동떨어진 판단을 할 확률이 매우 크다.
- 본인도 보고서만 믿다가 큰 사고를 칠 뻔한 순간이 몇 차례 있어서 보고서는 '참고용'으로만 쓰고 파악은 현장에서 하기로 결심했던 바가 있다.
- 어느덧 기성세대에 한걸음씩 들어가다보니 다름아닌 내 친구들, 가까운 선후배가 저러고 있다.
- 먼 선배들의 "나때는 말이야"에는 진저리를 치면서 먼 후배들에게는 "나때는 말이야"를 아낌없이 시전하는 걸 보면 본능이 맞는 것 같다.
- "나때는 말이야"로 시작하는 말은 과거의 경험 공유에 그치고 "나때"와 달라진 "요즘"의 변화를 알아보고 거기에 맞도록 발전적인 말을 해야 제대로 된 선배가 아닐까.
- 죽음까지 남겨진 시간을 알고, 남은 순간을 모두 어떤 일에 털어넣는다면 그 일은 어떤 의미일까.
- 저자는 2016년 2월 췌장암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고, 남은 인생을 이 책을 쓰는데 보냈다.
- 아들 부부와 함께 초고를 공동으로 작업하고, 장례식을 치른 뒤 몇 달 뒤에 나온 이 책에는 저자가 수십 회의 강연과 기고를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진심이 담겨있음이 느껴진다.
- 좋은 책을 남겨주심에 대한 감사와 함께, 저자의 영원한 안식을 바란다.
p.s.
- 요새 (2020년 3월 21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세계를 휩쓰는 바람에 각국에서 입국 제한조치가 유례없이 내려지고 있다.
- 저자는 1981년 나칼라에서 낯선 질병인 콘조(konzo)를, 1995년 콩고에서 2014년 라이베리아에서 에볼라를 만난 경험을 다음과 같이 공유하고 있다.
(전략) 그런 일이 없던 부유한 나라에서 온 경험 없는 사람들은 겁에 질렸고, 모두 똑같은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도로 차단막!
나는 그곳 보건부에서 그래도 괜찮은 정치인들을 만났다. 모두 경험이 있었고, 그래서 신중했다. 이들의 주요 관심사는 도로 차단막이 그 뒤에 버려지다시피 한 사람들의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그야말로 대참사다. 결국 사람들 간의 접촉을 추적해 에볼라를 퇴치했다. 사람들은 자기가 누굴 만났는지 솔직히 털어놓았다. (중략) 사랑하는 가족이 죽기 전에 누구한테 병을 옮겼을지 조심스럽게 물었다. 물론 대답한 사람도 잠재적 감염자 명단에 올랐다.
두렵고, 시간에 쫓기고, 최악의 시나리오가 생각날 때면 인간은 정말로 멍청한 결정을 내리는 성향이 있다. 1981년 (중략) 도로 폐쇄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단 1분도 생각하지 않았다. 다급하고, 겁나고, 유행병의 위험성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깊이 생각하는 능력이 차단되고, 급하게 조치를 취하다 그만 심각한 실수(도로가 막히자 배를 빌려 바다로 가다가 파도에 수십명이 몰살된 사건)를 저지르고 말았다.
- 곧 (4월 15일) 국회의원 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 매번 선거때마다 특정 당을 구세주라 생각하고, 또는 특정 당을 악마라 생각하고 선과 악의 싸움으로 여기는 이들이 많다.
- 단일 관점 본능, 비난 본능이 강하게 발현되는 경우라 생각하는데, 냉정하게는 모두들 안다. 그런 건 없다는 것을.
- 감염병으로 정신이 없는 와중이지만 모두 현명한 선택을 하기를 바란다. 나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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