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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

[출판사가 OK하는 책쓰기] (최현우, 2020)

  • 언젠가 최강의 확장자(파일명 . 뒤에 오는 짧은 영문자)가 무엇인지에 대한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 요즘 파이썬이 대세이므로 .py가 최강이라는 분이 많았다.
    • 인터넷의 영향력을 언급하면서 .html이라는 분도 있었고,
    • 유튜브 같은 동영상 컨텐츠의 힘을 강조하시며 .mov, .mp4라는 분이 있으셨지만 나는 생각이 다르다.
    • "적어도 국내에선 .hwp 만한게 없을걸요? 이건 국가를 움직여요."
    • ".hwp 가 특정 확장자를 콕 찝어서 금지해버리면 황당하지만 못 쓸겁니다."
  • 지난 글에서 연구를 찾아 대학원에 간 학생이 겪는 의외의 괴로움을 언급한 일이 있다.
    • 그림과 더불어 괴롭히는 또 하나는 .
    • 내가 알아낸 것, 내가 생각한 것을 전달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 읽는 이로 하여금 흐름을 놓치지 않게 집중력을 유지하며 잘 끌고 가야 하고,
    • 결국에는 읽는 이의 머리에 지식을 쏙 넣어주거나 내 생각을 이해시켜야 한다. 
  • 결국은 말과 글이다.
    • 아무리 좋은 내용도 전달이 안되면 내 죽음 또는 망각과 함께 사라질 뿐이다.
    • 물이 새는 배에 실은 금덩이는 목적지까지 가기 전에 가라앉기 마련이다.
    • 연구 능력과 별개로 전달력은 연마해야 할 또 하나의 기량이다.
  • 글은 줄이거나 늘일수록 어려워진다.
    • 글을 줄이려면 스스로 핵심 내용과 핵심 근거를 잘 알아야 하고
    • 글을 늘리려면 튼튼한 뼈대를 바탕으로 독자를 지치지 않게 한 곳으로 몰아가야 한다.
    • 살을 붙이다가 샛길이 되어 독자를 결론에서 멀어지게 하기도 하고
    • 사소한 오자나 미처 확인하지 못한 작은 사실관계 오류가 전체의 신뢰를 떨어트리기도 한다.
  • '출판사가 OK하는 글쓰기' 는 근본적으로 글쓰기 책이다.
    • 책이라는 긴 글을 계획하고, 만들어가고, 다듬는 과정이 많지 않은 분량에 잘 정리되어 있다.
    • 문학이 아닌 기술서적을 목표로 하고 있기에 내 이야기라 생각하고 읽을 수 있었다.
    • 특히 자꾸 튀어나오는 '~를 통해', '~되어지는' 같은 번역투를 어떻게 잡으면 좋을지 예시가 있어서 좋다.
  • 나쁜 습관을 없애자.
    • ~이 요구되다, ~로부터, ~통해, ~에 있어, ~하기 위하여, ~의 경우, ~에 관하여, ~하는 중이다.
    • 쉼표 남용, 따옴표 오용, 긴 서술어, 독자에게 자랑하기
    • 모두가 하지 말아야 할 나쁜 습관이자 주변에서 숱하게 볼 수 있는 글이다.
    • 줄이는 게 아니라 없애야 한다. 내가 쓴 글을 적어도 몇 번은 반복해서 보면서 없애자.
  • 한편으로 '출판사가 OK하는 글쓰기' 쓰기 책이다.
    • 서문의 표현을 빌자면 자기 관리 + 글쓰기 + 책 만들기 + 홍보하기 + 저작권법을 담은 '풀 세트'.
    • 책을 한 번도 써 본 적이 없는 사람이 마주칠 많은 상황을 미리 알려준다.
    • 책을 팔아서 큰 돈을 벌기는 쉽지 않지만, 책은 다른 기회를 열어준다.
    • 생각이 정리되면 내가 가진 것들을 책으로 내보자. 어떤 문이 열릴까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