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향이 확고하신 윗 분은 설득하기 매우 어렵다.
- "A가 2만원이고 B가 3만원이니 A를 삽시다" 처럼 말할 수 있으면 깔끔할텐데
- "A는 네모고 B는 동그라미입니다. A가 더 좋습니다"는 "난 동그라미가 더 좋은데?"라는 답을 듣기 쉽다.
- 그러나 고객이 선호하는 대상에 대한 근거가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
- 저자는 디자이너로서 클라이언트를 설득하기 위해 심리학을 공부했다.
- 그러나 수많은 논문과 기사에도 원하는 답이 없어서 공부한 자료를 토대로 직접 정리했다.
- 그렇게 탄생한 것이 'Laws of UX'라는 이름의 웹사이트(https://lawsofux.com)이고, 이 책이다.
- 이 책은 UX/UI 관점에서 사람들이 선호하는 대상과 근거를 직관적인 예시와 함께 담고 있다.
- 쉽게 읽히는 짧은 책이다.
- A4를 반으로 쪼갠 작은 크기에 150페이지 남짓한 용량. 부담이 없다.
- 그런데 심지어 10개 장(chapter)의 첫 단락에 핵심 요약이라는 이름으로 정리까지 해준다.
- 그것도 모자라 도입부에서 2페이지가 안되는 내용에 한 줄 요약이 되어 있다.
- 시간이 없는 이라면 도입부만 보고 말 수도 있지만, 반전이 숨어있으니 정독을 권한다.
- 여기에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제이콥의 법칙 : 사용자는 여러분의 제품이 다른 유사 제품과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길 원한다.
- 피츠의 법칙 : 대상에 도달하는 시간은 대상까지의 거리와 크기의 함수 관계이다.
- 힉의 법칙 : 의사결정에 걸리는 시간은 선택지의 개수와 복잡성과 비례해 늘어난다.
- 밀러의 법칙 : 보통 사람은 작업 기억에 7(±2)개의 항목밖에 저장하지 못한다.
- 포스텔의 법칙 : 자신이 행하는 일은 엄격하게, 남의 것을 받아들일 때는 너그럽게.
- 피크엔드 법칙 : 인간은 경험 전체보다 절정의 순간과 마지막에 느낀 감정으로 판단한다.
- 심미적 사용성 효과 : 디자인이 좋으면 사용성도 더 좋다고 판단한다.
- 폰 레스토프 효과 : 비슷한 사물 여럿 중 가장 차이가 나는 한 가지만 기억한다.
- 테슬러의 법칙 : 모든 시스템에는 더 줄일 수 없는 일정 수준의 복잡성이 존재한다.
- 도허티 임계 : 컴퓨터와 사용자가 서로를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시간(0.4초) 이하로 상호작용시 생산성이 급증한다.
- 그리고 이런 효과를 일상으로 가져오는 방법에 대한 두 개의 장이 있다.
- 힘에는 책임이 따른다 (11장) :
- 너무나 효율적인 UX로 도박의 늪에 빠트리는 슬롯머신,
-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마감 임박 메시지를 띄우는 쇼핑몰,
- 사람들을 중독성에 빠트리는 페이스북의 좋아요 버튼 등.
- 강력한 UX의 부작용을 지적하고 완벽하지 못할지언정 윤리적 책임을 염두에 두라고 강조하고 있다.
- 디자인, 심리학을 만나다 (12장) :
- 자율성과 통일성은 trade-off 관계를 가질 수 밖에 없다.
- 통일성을 강조하면 획일적이 되기 쉽고 자율성을 강조하면 중구난방이 된다.
- 이 둘 사이에서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것이 디자인 원칙이다.
- 뻔한 말을 골라 벽에 붙이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얻기 위해 무엇을 희생할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
예를 들어 "다양한 선택지보다 명확성을 제공한다"는 원칙을 세웠다면,
앞서 언급된 힉의 법칙에서 근거를 찾을 수 있고 (근거가 없는 것은 당연히 폐기하고)
부칙으로 "선택지 개수는 한 번에 3개 이하로 제한한다",
"필요할 때 80자 이하의 명확한 설명을 제공한다"는 부칙을 세울 수 있다. - "디자인은 직관적이어야 한다" 같은 슬로건은 뻔하고 모호해서 도움이 안된다.
- 힘에는 책임이 따른다 (11장) :
- 좋은 책인데 조금 아쉽다.
- 아이러니하게도 UX 법칙을 전달해주는 책에 UX 문제가 있다.
- 각 장마다 핵심 내용이 있는데 정작 장 이름이 언어적으로 내용과 무관한 사람 이름이라 연관 기억이 어렵다.
- 장 이름을 밀러의 법칙이라고 짓는 대신 핵심 내용인 인지 부하, 또는 인지 한계로 지었으면 어땠을까.
- 피크엔드 법칙은 peak-end rule을 옮긴 것인데, 본문에 인지 편향이라는 적절한 말이 있고 "뭐든지 끝이 좋아야 다 좋은 법이다"는 우리말 표현도 있다.
- 내가 이 책을 번역했다면, 저자에게 조심스럽게 메일을 보내 장 이름을 변경해도 되는지 문의했을 것 같다.
- 역자의 노고가 많이 느껴진다.
- 이 책의 특성상 실제 동작하는 웹페이지들을 담은 사진이 상당히 많다.
- 아마도 해외의 계정이 찍혀 있을 구글의 지메일 화면을 출판사(책만) 계정으로 바꿨다거나
-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유튜브 페이지 화면이 출판사의 것으로 바뀌어 있는 것들.
- 링크드인 화면은 역자(이미령님)의 것이다.
- 일종의 자기 광고처럼 느껴져 재밌기도 하고, 일일이 바꿨을 편집자의 노고를 생각하게 된다.
- 이런 분들은 한번쯤 읽어보면 좋겠다.
- 업무상 그림을 많이 그리는 사람, 특히 웹페이지를 만드는 사람.
- 꼭 웹페이지가 아니더라도 요즘 제품들이 어떻게 디자인되는지 궁금한 사람.
- 그리고 조직의 기둥을 세우고 싶은 사람. 이 분은 12장만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다.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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