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읽기

[미래에셋증권 Market Insight "DeepSeek 쇼크" 총정리](한종목, 김은지 著, 2025)

● 보고서라는 형태의 글

- 보고서는 기본적으로 알리는 글이므로 내용 전달이 가장 중요하다.

- 내용을 전달하려면 글을 읽는 사람이 누구냐가 가장 중요하며,

- 보고받는 사람에게 유익하려면 내용이 뻔하지 않아야 한다.

- 여기서 뻔하다는 말에는 여러 의미가 있을 수 있는데, 

- 하나마나 한 말, 다 알고 있는 말이 뻔한 말일 수 있지만 단순 정보의 나열도 포함될 수 있다.

- 이슈가 터지면 목마른 유튜버들이 달려들어서 한마디씩을 하는데, 뒤에 온 사람은 앞사람 말을 따라하다 보니

- 뉴스 자체가 고팠던 과거에 비해 지금은 똑같은 소리에 금세 피곤해지고, 뭐 새로운 거 없나 찾게 된다.

- 이 때 작성자의 인사이트가 있다면, 그것도 내게 약한 지점을 메워준다면 너무 신난다.

 

● DeepSeek가 일으킨 파도

- 설 연휴 직전에 DeepSeek-R1이 공개되면서 글자 그대로 난리가 났다.

- 첫 번째 파도성능가격. OpenAI의 o1만큼 성능이 좋다는데 가격은 한참 낮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 첫 번째 파도가 스러지기도 전에 두 번째 파도가 왔다.

- 중국산 모델이라는 점에서 보안 이슈가 불거졌고 각 기업과 기관 차원의 차단 조치가 잇따랐다.

- AI 관련된 사람들이 SNS에 올린 글이 유튜버들을 거치면서 호들갑이 보태졌고,

- 기존 언론을 거치면서 여기에 우리나라의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 52시간제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 우리나라 정부도 기민하게 움직여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히기에 이르렀다.

- 이 즈음하여 AI 관련인들 사이에서는 세 번째 파도가 불기 시작한다.

- 실상 꽤 초기부터 지적이 되었던 이야기지만 알기 쉬운 정보에 묻힌 내용인데

- DeepSeek 모델이 정말 저렴한지, DeepSeek 회사가 얼마나 GPU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다.

- 그러나 이미 중국도 하는데 우리는 뭐 하는거냐, 우리도 할 수 있다 같은 목소리가 커진 상황에서

- 또 DeepSeek의 CEO 량원평에 대한 알기 쉬운 열광 속에서: '천재가 했다' 만큼 대중에게 쉬운 설명은 없다.

- 이런 설명에는 AI와 거리가 다소 먼 분들이 알기 어려운 용어들이 난무하는 관계로

- 아직까지 여기까지 알고 있는 분들은 그다지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 사실 Nvidia 주가 -17% 사건이 아니었다면 DeepSeek의 존재 자체가 알려지지 않았을 가능성도 높다고 생각한다.

 

● DeepSeek의 기여

- 일각에서는 증류(distillation)에 집중하는 모습인데, AI에 익숙한 분들은 예전부터 들었을 단어다.

- DeepSeek이 세상에 기여한 내용은 따로 있다.

- 여러 공학적인 최적화를 해서 모델의 효율성 자체를 높인 점,

- 그리고 영리한 마케팅이다.

- 다양한 크기의 증류 모델을 open weight로 만들어 배포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을 수 있었다.

- 또, DeepSeek이 엄청난 주의를 끌면서 OpenAI를 조급하게 만든 덕에 o3가 빨리 나왔다고 생각한다.

- 거만한 자세를 취하던 샘 알트만을 초조하게 만들 수 있는 존재는 세상에 몇 명 없을텐데 말이다.

 

● DeepSeek에 대해 보고서를 만든 증권사

- 증권사의 보고서를 전에도 몇 번인가 본 적이 있다.

- 철강, 조선 산업에 대한 보고서도 있었고 헬스케어에 대한 보고서도 있었는데, 제목이랑 그래프만 보고 말았다.

- 잘 알지도 못하거니와 큰 관심이 있는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 내가 몸담고 있거나 재산을 투자한 분야가 아니었기 때문에 바쁜데 이것까지 언제 읽나 하는게 솔직한 마음이었다.

- 단톡방에 공유된 이번 보고서(링크)를 계기로, 부끄럽지만 증권사 보고서를 처음으로 정독했다.

- 너무 재미있었다.

- AI 자체에 대한 지식만 조금 있는 입장에서 내가 알고 있는 것 중 누락된 것이 없고,

-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사회, 경제적인 시각에서의 입체적인 분석이 너무 좋았다.

- 뻔하지 않은 보고서이고, 인사이트가 가득한 보고서다.

- 다른 보고서도 읽고 싶어서 미래에셋증권 리서치 리포트 사이트(링크)를 찾아가 몇 편을 더 읽었다. 

- 보고서의 저자인 한종목, 김은지 두 분의 글이 모두 좋다. 종종 찾아가서 읽어볼 것 같다.

 

● Gemini와 OpenAI의 Deep Research

- 고작(?) 보고서 하나에 왜 이렇게 들뜨는지 설명을 해야 할 것 같다.

- 최근 스스로도 보고서를 쓸 일이 적지 않다. 

- 마침 얼마 전에 공개된 GPT와 Gemini 등 AI들의 Deep Research 기능을 종종 활용하는데,

- 흥미로운 추론 과정과 방대한 분량, 레퍼런스를 토대로 썩 좋은 보고서들을 A4용지 10장 이상 분량으로 내어준다.

- 나라면 절대 그 시간에 저 정도 자료를 찾아서 저렇게 정리하지 못할 것임을 인정하면서도,

- 추론 능력이 제법 훌륭한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왠지 모르겠는데 많이 아쉽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 그리고 뭐가 아쉬운지는 이 보고서를 보고 나서 알게 되었다.

- 하나의 정보를 작성자의 지식과 직관으로 다른 정보들과 씨줄 날줄로 엮어야 의미있는 인사이트가 도출되는데,

- 그동안 내가 사용한 Deep Research는 열심히 찾아오고 파고들기는 하지만 이렇게 통찰력있게 엮어내질 못했다.

- 아직 만난지 얼마 안 됐고 많이 썼다고는 할 수 없어 Deep Research의 근본적 한계인지는 잘 모르고,

- OpenAI에서 GPT-4.5와 5를 곧 공개한다고 하니 성능도 한참 개선될 전망이다.

- 하지만 내가 모르는 지점을 알아야 이를 보완하려는 노력이라도 할 수 있다.

- 프롬프팅을 좀 더 정교하게 하는 것으로 시도를 해보겠지만 한편으로는 생각을 어떻게 할 지 큰 공부가 되었다.

- 당장 주말에 할 숙제가 두 건이다. 내 몸에 잘 녹여보자.

- 정보 수집과 자료 정리를 AI에게 상당부분 맡길 수 있게 된 지금, 인간으로서 갈고 닦아야 할 능력은 이거다.

- 잊지 말자. 지능은 베개가 아니라 꽃등심이다.

- 무슨 말인지는 보고서에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