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섹시한 직업, 데이터 과학자
- 요새는 잘 들리지 않지만 몇년 전까지 "20세기 가장 섹시한 직업"(링크)이라는 평을 받았다.
- 2012년 당시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서 이 직업을 그렇게 말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높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음
(2) 빅데이터에서 인사이트를 도출해 기회를 포착함
(3) 문제의 본질에 접근해서 창의적으로 접근함
(4) 경제학에서부터 생물학까지 다양한 배경을
(5) 기회가 많아 높은 경제적 보상을 받음
- 2022년에 나온 후속기사에도 여전히 그렇다면서도(링크) 다음과 같은 변화를 이야기한다 .
(1) 전반적으로 보수가 좋고
(2) 기술적으로 큰 변화가 있어 기술과 다소 거리가 먼 윤리, 변화 관리가 개입할 수 있으며
(3) 유니콘같은 한 사람을 찾기보다 팀을 구성하고 있다
● 데이터 과학자의 역량
- 그렇지만 한국에서 일하는 내가 느끼는 분위기는 좀 많이 다르다.
- 주니어를 양산하는 부트캠프 중심의 인재육성책으로 인해 원하는 인재의 수준이 다르다.
- 평균 이상의 인내심(이라고 쓰고 성격 더럽다고 읽는)을 바탕으로 복잡한 데이터를 일일이 헤집고
- 남들은 찾아내지 못하는 인사이트를 찾아서 나름의 가설을 세우고 데이터 바깥 세상과 연결시켜야 한다.
- 부지런한 검색은 도움이 되겠지만 머리 속에 들어있는 것만큼 효율이 나오지 않으니 아는 것도 많아야 한다.
- 진심으로, AI 시대 가장 중요한 역량 중 하나는 암기된 지식이라고 생각한다.
- 그냥 아는 것으로 부족하고 1+1에서 3을 얻을 수 있는 사고 확장 능력이 필요하다.
- 여기에 코딩도 할 줄 알아야 하고 누군가에게 자기가 찾은 결과를 잘 전달해야 하니 사회성도 필요하다.
- 유니콘을 찾기보다 팀을 구성한다고 했지만, 유니콘을 중심으로 한 팀일 수밖에 없다.
● 데이터 저널리즘
- 이 중에서도 끝판왕은 데이터 저널리즘이라고 오래 전부터 생각해왔다.
- 문제 발굴부터 영향력 판단을 해야 하고 뇌피셜로 끝나면 큰일나기 때문에 팩트체크도 여러번 해야 한다.
- 어려운 데이터를 쉽게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그래프와 현장 사진도 여러 장이 들어간다.
- 이로 인해 데이터 저널리즘 기사는 대개 매우 길다.
- 공식적으로 문해력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는 이 시대 한국인들(링크)이 읽기 쉽지 않다.
- 이런 글을 읽을 능력과 의지가 있는 사람들도 생계를 유지하느라 바빠 여유를 내기가 어렵다.
- 이래저래 데이터 저널리즘은 기사의 가치, 작성자의 역량, 들이는 품에 비해 파급력을 내기 쉽지 않다.
- 정부 관료나 정치인, 기업인 등 직접적 영향력이 있는 이들을 타겟으로 전달하는 것이 유일한 해법인지도 모르겠다.
● 박한슬 작가
- 박한슬 작가를 알게 된 건 페이스북에서다.
- 수년 전, 페친이 좋아요를 눌렀는지 댓글을 달았는지 내 타임라인에 등장했는데, 짧고 부드럽고 강단있는 글이 좋았다.
- 스스로 글 짓는 약사라는데 그래서인지 약이나 독, 건강에 대한 글이 특히 깊이가 있었고
- 내가 잘 모르는 분야인 만큼 이 분의 글을 통해서 얻게 되는 지식도 많았다.
- 무엇보다 전달력이 참 좋다고 느꼈는데, 데이터를 분석한 그림 한장에 이를 둘러싼 사회 현상을 엮는 방식이 좋았다.
- 중앙일보에 박한슬의 숫자읽기(링크)라는 이름으로 연재되는 컬럼이라 의도적으로 분량을 조절한 듯 짧고 굵다.
- 일부 글들은 나와 생각이 다르기도 하고 짧은 분량 탓에 근거가 단편적으로도 보이지만 생각할 거리가 생겨 좋다.
- 어쩌다보니 서로의 글에 좋아요를 누르는 사이를 거쳐 페친이 되었는데 아직 한번도 오프라인에서 만난 적은 없다.
● 숫자 한국: 고치고 엮은 책
- 신문에 오래 연재된 글이 엮여 책으로 발간되었다.
- 전에도 이런 식으로 발간된 책을 본 적이 있다.
- 예전 글들을 엮어서 내다 보니 책으로 보기엔 갸우뚱할만한 지점들이 있었다.
- 과거엔 미래였지만 지금은 과거가 되어버린 시점에 대한 서술이 영 맞지 않다보니 전체의 흐름마저 깨진 경우다.
- 저자도 같은 지점을 우려했는지, 이 책은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공을 많이 들인 흔적이 보인다.
- 연재 당시 인상깊게 읽었던 하수 역학에 대한 글(22.09.30)을 기사(링크)와 책에서 보면,
- 인용한 데이터의 년도가 2022년에서 2023년 것으로 바뀌어 있고 추정치도 계산을 다시 했는지 조금씩 달라져 있다.
- 자기가 쓴 글을 다시 한번 꼼꼼하게 검토하며 고쳤다는 증거다.
- 보통 귀찮은 일이 아닐텐데 일말의 찜찜함을 못 견디는 데이터 분석가로서의 본능이 발현된 것이 아닐까 싶다.
- 이걸 알아본 나도 정상인은 아닌 것 같다. 글을 읽다가 어? 전이랑 뭔가 조금 다른데? 싶어 기사를 뒤져봤다.
- 그리고 또 하나, 기사에서는 마약 이야기만 했던 글이 책에서는 1인당 데이터 생산량 이야기와 엮여 있다.
- 인공 지능과 기후 변화 등 현 시대에 필요한 이야기를 하려는 작가의 노력이 돋보인다.
- 칼럼은 아직 연재중이다. 앞으로 더 나올 책들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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