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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

[미국 주식으로 시작하는 슬기로운 퀀트 투자](김용환, Yubin Kim 著, 2021)

● 노동 가치 하락

  • 3~4년 전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노동 가치 하락에 대한 기사가 많이 보인다.
  • 코로나 이후 유동성이 폭발하면서 치솟은 주식 시장의 여파
  • 그리고 더 이상 월급을 모아서는 살 수도 없고 대출을 하고 갚기도 어려운 부동산 때문이다.
  • 여기에 하나를 더하면 늘어난 기대 수명.
  • 정년퇴직을 기대한다면 60대 초반, 사기업이라면 50을 넘기기 힘든 현실에서 퇴직 후가 너무 길다.
  • 내가 잠을 자도 돈이 벌리는 시스템이 절실해졌다.

 

● 주식 시장

  • 개인적으로 부동산 재테크를 좋아하지 않는다.
  •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남의 보금자리를 담보로 내 욕망을 채우는 기분이 들어서 그렇다.
  • 하지만 주식에 대해서는 매우 긍정적이다.
  • 소액으로 시작할 수 있어 모두에게 열려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고,
  • 주식 투자를 하다 보면 전에는 몰랐던 수많은 회사 이름을 비롯해 나를 둘러싼 세상이 더 잘 보이는 느낌이다.
  • 이번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예측한 이들이 곡물 등에 투자해 큰 돈을 벌고 수익금의 일부를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위해 여러 방식으로 기부하는 걸 보면서 기분이 묘하기도 했다.
  • 기동전사 건담에서 아무로가 첫사랑 마틸다에게 "왜 보급부대에 들어갔냐"고 묻는 질문에 대한 대답,
  • "전쟁이라는 파괴 속에서 물건을 만들어 나갈 수 있으니까"라는 대사를 매우 좋아하는데 이런 식으로 뭔가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걸 목격하니 뭔가 가상세계와 현실세계가 이어진 느낌마저 들었다.

 

● 데이터 분석 & 머신 러닝

  • 쌓여 있는 데이터로부터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인사이트를 찾는 데이터 분석
  • 그리고 이런 패턴을 이용해 미래를 예측하는 머신 러닝
  • 내 밥벌이이자 최근의 조사에서 회계사를 누르고 1위를 차지한, 세상에서 가장 지루한 직업이다.
  • 심지어 지루함으로 회계사와 세무사를 눌렀다. 아싸. 이 정도일 줄은. (링크: https://bit.ly/3IXjYEW)
  • 통계학이라는 뿌리를 박고 있어서 제대로 물을 마시려면 끝 모를 바닥까지 자맥질을 해야 하고
  • 딥러닝이라는 꽃이 하루가 다르게 형형색색으로 피어서 어떤 꽃이 피었는지 알기조차 힘들다.
  • 일을 벗어난 취미조차 이 안에서 놀지 않으면 뒤쳐지는게 순식간이다. 조금 무섭기까지 하다.

 

● 퀀트(quant)

  • 양(量)이라는 뜻을 가진 이 단어는 대상의 가치를 측정하는 직업이다.
  • 양자역학이랑 관련이 있어보이기도 하지만 금융에서는 quantitative analyst(계량 분석가)의 약자.
  • 데이터 분석에 기초해 주식을 비롯한 자산 운용을 하는 사람 또는 분야를 말하며
  • 서울대 문병로 교수는 "점성술을 천문학으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노력이라고 표현한다.
  • 이 분은 컴퓨터공학과 교수이면서 (주)옵투스자산운용의 대표이기도 하다.
  • 내 입장에서는 지루한 직업에서 얻은 기술을 즐거운 수익으로 연결하기 가장 좋은 길일 수 있다.
  • 일들이 좀 정리되면 공부삼아 재미삼아 노후준비삼아 깊은 관심을 가져보고 싶은 분야.
  • 하지만 지금은 너무 정신이 없어 기약 없이 미뤄뒀는데, 덜컥 리뷰 서적을 받아버렸다.

 

● 책이 묵직하다

  • 무인택배함에서 책을 꺼내는데 무게에 한 번 놀랐다. 400페이지 정도인데 무게가 상당하다.
  • 그런데 내용도 묵직하다.
  • 파이썬 기초나 pandas, yahoo finance 접속부터 시작하려나 싶었는데 웬걸.
  • 저자가 개발한 finterstellar 라이브러리를 사용해서 처음부터 쑥 들어간다 (링크: https://bit.ly/3LxKJ4u).
  • 그냥 파이썬 코드를 돌리는 것도 아니고, 재무제표 보는 법 = 데이터 읽는 법을 비롯해 RSI(상대강도지수), 볼린저밴드, 스토캐스틱 같은 단기 투자 기법을 한 번씩은 제대로 짚어 준다.
  • 퀀트를 구성하는 코드와 금융지식 모두를 잘 잡았다.
  • 책 자체가 상당히 체계적으로 쓰여진 느낌이다.

 

● 유일한 아쉬움

  • 이번 3월 일정의 밀도가 상당히 높았다.
  • 웬만하면 포기는 안하는데 포기해야만 하는 일도 생겼고, 지연시켜야 하는 일까지 생겼다.
  • 이 와중에 이 책의 코드 실습은 커녕 제대로 붙들고 읽을 수가 없어 마감을 앞두고 훑어나 보자고 집어들었는데,
  • 제대로 후회했다. 이건 코드를 쭉 따라가면서 피부에 스며들게 해야 되는 책인데.
  • 순간적이나마 이번 달은 글렀다 싶어 서평도 포기하고 관심 있는 사람에게 넘길까도 했는데,
  • 그러지 않기 정말 잘했다 싶다.
  • 이건 생존기술로 생각하고 올해 안에는 꼭 배워야겠다.
  • 심지어 저자 중 한 명인 Yubin Kim은 현역 고등학생이다. 
  • 이런 분의 존재는 그 자체로 큰 자극이 된다.

 

※ 한빛미디어 2022 도서 서평단 "나는 리뷰어다"의 일원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